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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이수다 (요리)

전 찌개 레시피 ; 명절에 남은 전 으로 시원하고 칼칼하게 전 찌개 끓이는 방법

by 민복 2021. 6. 3.

비 오는 날은 싫은데 비 오는 날 먹고 싶은 음식은 왜 이리도 많은 걸까요? 오늘도 하루 종일 비가 계속 내리고 있어요. 비가 종일 내리는 바람에 습한 날씨 때문에 하루 종일 에어컨을 틀어놓고 있었더니 으슬으슬 해지는 게 따듯한 국물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냉장고를 뒤적뒤적거리다가 지난 명절 냉동보관 해놓은 전이 아직까지 냉동실 안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닙니까. 어릴 적 할머니께서 명절에 먹고 남은 전으로 전 찌개를 끓여 주셨었는데 그 찌개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그때 생각에 전을 부쳐먹고 남으면 냉동보관해놨다가 생각날 때마다 전 찌개를 끓여 먹곤 해요. 어린 민복이는 밥반찬으로 좋아했는데 어른이 된 민복이는 안주로 좋아하고 있답니다.^^오늘같이 비 오는 날 막걸리 한잔 생각에 전 찌개를 끓여 봤습니다.

 

 

재료: 

모듬전, 신김치 한 줌, 멸치육수, 국간장 1큰술, 새우젓 약간, 고춧가루, 버섯, 파

 

 

멸치육수 끓이기

멸치는 똥을 뺀뒤에 마른 팬에 멸치의 수분기가 날아갈 때까지 볶아주다가 물을 종이컵 기준으로 4~5컵 넣고 멸치육수를 우려 주세요. 마른 팬에 멸치를 볶지 않고 육수를 끓이게 되면 비린맛이 날 수 있어요. 비린맛이 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멸치의 수분 기를 날려 주는 거예요. 멸치 똥을 제거하지 않고 육수를 끓이면 쓴맛이 나게 되니깐 멸치 똥은 꼭 제거해주는 거 잊지 마세요.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으면 중불로 줄여서 멸치육수가 잘 우러날 수 있게 10분 정도 더 끓여 주세요. 육수의 색깔이 진해졌을 때 멸치를 건져 내주세요.

멸치를 건져내고 썰어놓은 신김치를 먼저 넣고 끓여 한소끔 끓여주세요. 백종원 님 레시피에는 시원한 맛을 내기 위해서 무를 사용하더라고요. 민복댁은 어릴 적 할머니께서 끓여주시던 방법대로 새콤하게 잘 익은 김치를 한 줌 넣어 끓여요. 김치를 넣으면 기름진 전의 느끼함도 잡아주고 무를 넣었을 때보다 훨씬 더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이 된답니다.

 국간장 1큰술과 새우젓 반 큰 술을 넣어 간을 맞춰 줍니다. 

민복댁은 명절에 먹지 않고 냉동실에 넣어뒀던 동그랑땡, 깻잎전, 동태전, 꼬치전을 준비했어요. 전의 종류는 상관없이 쟁여 뒀던 전을 몽땅 넣어주면 돼요. 깻잎전과 동그랑땡에 고기를 많이 넣고 부쳐뒀던 거라 전 찌개를 끓여 놓으면 고기의 육수도 빠져서 국물 맛이 진국이 돼요. 준비된 모둠전을 모두 넣어 주세요.

팽이버섯을 넣고 싶었지만 비가 많이 내려서 팽이버섯 사러 가는 건 포기하고 냉동실에 얼려 놓은 새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이 있길래 넣어줬어요. 버섯은 넣어도 그만 안 넣어도 그만이지만 민복댁은 버섯을 좋아해서 넣어줬습니다. 국물에서 은은하게 나는 표고의 향이 얼마나 좋던지 표고버섯을 넣은 건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표고버섯 넣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전 찌개는 칼칼한 맛이 나야 더욱 맛있어요. 청양고추를 넣어주거나 고춧가루를 넣어 주세요. 민복댁은 청양 고춧가루라서청양고추는 따로 준비하지 않고 청양고춧가루 반 큰 술 넣어 줬습니다. 사람들마다 느끼는 매운맛 강도는 다 다르기 때문에 매운맛은 각자 취향에 맞게 조절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대파를 넣어 1~2분 정도 끓여주세요. 시골 작은집에서 키운 대파를 많이 얻어와서 듬뿍 넣어줬어요. 얻어온 대파로 대파 가격이 무섭게 올랐을 때 누려보지 못했던 대파 사치 좀 부려 봤습니다. ^^

쑥갓까지 올려 주면 뚝딱뚝딱 전 찌개 완성입니다. 명절에 전을 부치면 기름 냄새에 찌들어 전을 잘 안 먹게 되잖아요. 명절에 먹지 않고 남은 전을 냉동 보관해놨다가 이렇게 전 찌개를 끓이면 느끼하지 않게 별미로 전을 즐길 수 있어요. 

전만 먹으면 냉동실에 오래 뒀던 거라 약간의 퍽퍽한 식감은 있지만 얼큰한 국물과 새콤한 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퍽퍽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전 하나 건져먹고 국물 한번 떠먹고 배가 빵빵해져도 계속 먹게 돼요. 깻잎의 향도 남아있어서 민복 댁은 깻잎전을 왕창 건져 먹은 거 같아요.

막걸리 한잔 하려고 안주로 만든 거였었는데 막걸리는 뒷전이고 어릴 적 먹었던 추억의 맛이라 그런지 어느새 밥한 공기를 퍼와서 전찌개에 밥 한공기를 뚝딱 해치웠어요. 밥도둑이 따로 없었습니다.

깻잎전, 동태전, 꼬치전, 동그랑땡 뭐하나 나무랄 거 없이 하나같이 각각의 맛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맛있게 잘 먹었어요. 너무 많이 먹은 탓에 빵빵한 배를 쥐어 잡고 움직일 수초자 없어서 상을 밀어놓고 바로 눕방 했다는 건 비밀이에요.^^

결혼 전에 남편님은 전 찌개 라면 질색팔색 했었다고 하더라고요. 잡탕 같은 느낌이 들었었대요. 일명 걸뱅이 찌개라고도 하잖아요.ㅎㅎ 이렇게 맛있는 찌개만 먹고 산다면 걸뱅이라도 좋겠어요.^^ 하지만 남편님도 현재는 없어서 못먹는 좋아하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냉동실에서 아직 구조되지 않고 있는 전이 있다면 당장 전찌개를 끓여 오늘 밤 전찌개와 소주한잔을 추천하고 싶네요. 빗소리를 들으면서 소주한잔에 전찌개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띄어지지 않나요? 오늘밤 주인공은 전 찌개야~전 찌개야 ^^ 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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