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음식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상하기 마련인데 우리나라 김치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깊은 맛이 납니다. 묵은지로 끓인 김치찌개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이제는 외국사람들에게서도 안 먹어본 외국인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외국인은 없다 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외국인들도 우리나라 김치찌개를 많이 선호하더라고요. 나 혼자 산다에서 헨리가 묵은지를 썩은지 라고 부르는 장면에서 얼마나 배꼽 잡고 웃었는지 몰라요. 묵은지는 돼지고기를 넣어도 참치를 넣어도 어떠한 재료를 넣어도 훌륭한 김치찌개를 만들어 내는 재주가 있어요. 예전에 펀스토랑을 보다가 이경규 님 단골 꽁치김치찌개 집을 봤던 기억이 나서 마침 사다 놓은 꽁치통조림도 있길래 저녁 메뉴를 꽁치김치찌개로 결정했습니다.
이경규 님의 꽁치김치찌개 단골집에서 특별 비법을 공개했었는데요. 특별 비법이 꽁치김치찌개에 체다치즈를 넣는다는 것입니다. 부대찌개도 아니고 꽁치김치찌개에 체다치즈라니요 여태껏 단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무슨 맛일까 궁금해서 오늘 저도 체다치즈도 준비했어요. 통조림 꽁치를 이용하면 통조림 국물에 양념이 다 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양념이 필요하지 않아요. 조리법도 간단해서 자취하는 자취생들도 쉽게 해 먹을 수 있습니다.
재료 :
묵은지 반쪽, 꽁치통조림, 양파 반개, 대파 한뿌리 , 체다치즈, 고춧가루 약간
묵은지, 통조림 국물, 물을 먼저 넣고 끓이기
통조림 꽁치는 꽁치가 다 익었기 때문에 오래 끓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꽁치는 나중에 넣을 거예요. 냄비 안에 묵은지와 통조림 국물, 종이컵으로 물 3 컵을 넣고 10분 정도 끓여주세요. 민복댁네는 김치찌개를 끓일 때도 묵은지를 김치찜처럼 푹 익히는 걸 좋아해요. 김치찌개에 김치가 아삭함이 살아 있는 걸 좋아하는 분들은 모든 재료를 몽땅 넣고 끓여도 돼요.
통조림 국물은 남김없이 다 넣어 줬어요. 통조림 국물에 간이며 조미며 다 되어 있어서 다른 양념이 필요하지 않아요.
통조림 국물이 생각보다 간이 무척이나 쌔요. 종이컵 기준으로 물 3컵을 넣어 줬어요. 물을 넣고 국물을 먹어 봤을 때 심심하다 싶을 정도로 넣어주면 돼요. 끓이면서 졸아들기 때문에 처음부터 물 양을 넉넉히 잡아주는 게 좋더라고요.
10분 정도 끓이면 김치의 숨이 죽어서 김치가 어느 정도 푹 익었다는 게 눈으로 보일 거예요.
모든 재료 넣고 끓이기
김치가 익었으면 꽁치와 모든 재료를 넣고 5분 정도만 더 끓여주면 완성이에요.
색감과 얼큰함을 더해줄 고춧가루를 반 스푼 넣어줬어요. 기호에 따라 청양고추를 넣어줘도 좋습니다. 민복댁네는 청양 고춧가루라 청양고추는 준비하지 않았어요. 매운맛 강도는 개인 취향에 맞게 넣어주세요.
이경규 님 단골집 비법 체다치즈입니다. 햄을 넣은 김치찌개라면 부대찌개처럼 치즈를 넣어도 어울린다고 생각하지만 재료가 꽁치였기 때문에 체다치즈를 넣기 전까지 넣을까 말까를 여러 번 고민했었답니다. 몇 번을 고민하다가 체다치즈를 넣어줬어요.
준비해둔 양파와 파까지 몽땅 넣어주고 5분 정도 팔팔 끓여 주면 완성입니다. 참 쉽지요~
끓으면서 꽁치 비닐이 벗겨져 나와서 조금 지저분해 보이지만 맛은 전혀 지저분하지 않아요. ^^ 체다치즈를 넣어서 느끼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느끼함은 전혀 찾을 수 없었고 걱정과는 달리 치즈맛이 강하게 나지 않았어요. 오히려 체다치즈를 넣었더니 국물 맛이 깊어진 맛이 었어요.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끓였을 때 사골육수를 넣고 끓인듯한 느낌이랄까? 중간중간에 체다치즈의 고소한 맛도 느껴졌습니다.
통조림 꽁치의 장점은 뼈와 가시를 발라내지 않고 통째로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통통한 꽁치 살에 잘 익은 묵은지를 올려주면 오늘같이 비 오는 날 소주 안주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안주가 되겠더라고요.
소주 한주로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김치찌개는 밥이 빠져서는 안 되죠. 밥이랑 만나야 김치찌개의 맛이 두배로 풍부해지는 거 같아요.
생선 먹을 때는 가시가 목에 걸릴까 봐 집중해서 생선살을 바르게 되는데 통조림에는 뼈와 가시가 있는지도 모를 만큼 가시와 뼈를 씹어먹어도 전혀 억 새지 않아서 목에 가시 걸릴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돼요.
익으면 달아지는 양파도 빛나는 조연이에요. 양파가 천연 단맛을 내주는 역할도 하지만 잘 익은 양파는 맛으로도 전혀 지지 않아요. 주연 못지 않은 양파맛도 최고죠.
남편님이 돼지고기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를 좋아해서 돼지고기 김치찌개만 매번 끓여먹다가 꽁치김치찌개 가 생각나서 끓여봤더니 오랜만에 너무 잘 먹은 거 있죠. 몇 숟갈 안 뜬 거 같은데 순식간에 밥 한 공기를 뚝딱 해 버렸습니다. 꽁치 김치찌개를 끓일 때 체다치즈는 끄때그때 입맛에 맞게 진한 맛이 생각날 때는 체다치즈를 깔끔하고 가벼운 맛이 생각날 때는 체다치즈를 넣지 않고 끓이면 좋을 거 같습니다. 묵은지는 뭘 해도 합격 ^^ 오늘도 한 끼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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