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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복이수다 (맛집)

동학사 맛집 계룡산 산두부집 정식으로 한번에 손두부, 파전, 묵무침, 더덕구이, 제육볶음, 된장찌개, 비지찌개 까지

by 민복 2021. 7. 2.

얼마 만에 외출인지 잠시지만 오랜만에 청주를 벗어나 코에 바람도 넣어줄 겸 드라이브 삼아 주말에 집을 나섰어요. 청주에서 한 시간 정도 가면 갈 수 있는 공주 동학사를 다녀왔습니다. 가깝다면 가까운 거리인데 청주에 몇십 년을 살면서 동학사를 처음인 거 있죠. 저는 속리산을 가도 산채비빔밥과 파전에 막걸리를 즐기러 가는 것이지 산을 타기 위해 방문을 하지 않아요. 이날도 역시 동학사는 관심 뒷전이고 동학사 주위 근처에 맛집이 목표였답니다. ^^

동학사에 많은 음식점 중에 제가 방문한 곳은 계룡산 산두부집 입니다. 가게 앞 갓길에 주차 자리가 있어서 가게 앞에 주차를 하고 들어갔어요.. 코로나 때문인지 주말이었는데도 사람들이 부쩍이지 않더라고요. 코로나 시국 전이었을 때는 주말이면 많을 사람들이 찾아와 주차하기도 빠듯했다고 하더라고요. 

계룡산 산두부집 메뉴판이에요. 산골 정식과 산골 제육정식, 산골 더덕정식 이 있습니다. 기본 정식 상차림으로 묵무침, 파전, 수제 된장찌개, 비지찌개, 두부, 4가지의 반찬과 밥이 나오는데 제육 정식은 기본 정식 상차림에 제육볶음이 추가된 것이고, 더덕정식에는 기본 정식 상차림에 더덕구이가 추가된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주위를 둘러보니 대부분의 테이블에선 정식 메뉴를 주문했더라고요. 계룡산 산 두부집은 정식이 유명한 거 같아 저희도 정식을 주문하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4명이라 산골제육 정식 2인분과 산골 더덕정식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매장 안 분위기가 막걸리 한잔 하기 딱 좋은 분위기였어요. 막걸리 한잔 먹고 싶었지만 함께 짠 할 상대가 없었기에 이날은 패스했어요. 

테이블마다 재밌는 글귀가 새겨져 있어요. 저희 테이블에 새겨 놓은 글이에요. 어찌나 딱 맞는말이던지ㅎㅎ 남편은 집에 두고 오면 근심 덩어리, 같이 나오면 짐덩어리, 밖에 내보내면 걱정덩어리, 마주 앉으면 웬수덩이리 ^^ 너무 웃겨서 사진 찍어 집에 두고 온 남편님에게 바로 전송해 줬어요. ㅎㅎ 아직까지는 마주 앉아도 웬수덩어리까지는 아니에요ㅎㅎ

계룡산 산두부집은 두부를 직접 만든다고 하더니 손두부집답게 매장 구석 한쪽으로 두부 만드는 엄청 큰 기계가 있었어요. 

저희가 주문한 산골 제육 정식 2인분과 산골 더덕정식 2인분 이 한상에 가득 차려졌습니다. 메뉴 하나하나씩 나오다 보니 말 그대로 한상이 가득 찼습니다. 지금부터 침 흐를 준비 하셔야 돼요.^^

기본 반찬으로 나온 4가지의 반찬들입니다. 반찬 하나하나 자극적이지 않고 하나같이 다 맛있었어요. 특히나 저 푸릇한 나물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이름을 알려주셨는데도 또 잊어 먹었네요. 콩 뭐라고 하셨는데 어찌나 꼬독꼬독 한지 식감에 반해버렸어요.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는 손두부입니다. 직접 만든다 해서 단단한 두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과 다르게 두부가 엄청 부드러웠어요. 역시 두부 짝꿍은 김치 인건 변하지 않는 거 같아요. 새콤달콤하게 볶아낸 김치와 함께 먹으면 막거리 생각이 절로 나는 맛이에요.ㅎㅎ  

집된장은 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줬던 슴슴한 국물이 끝내줬던 된장찌개였어요. 전날 과음으로 안 좋았던 속을 된짱 찌개가 달래주더라고요. 앞접시에 두 번이나 된장찌개를 덜어서 그릇째 들고 국물을 원샷해 줬습니다. ^^ 버섯, 두부 등 건더기도 많이 들어 있었고, 짜지 않아서 건더기의 재료 하나하나의 맛을 느끼며 먹을 수 있었어요.

볶음김치를 넣어 끓여낸 콩비지찌개는 우리 가족 모두가 너무 맛있게 먹었던 메뉴입니다. 까슬거리는거 하나 없고 엄청 부드러웠어요. 밥 한술 떠서 비벼 먹으면 새콤한 김치와 고소한 비지찌개에 "리필해 주세요"라고 외칠 뻔했어요.^^;;

매콤한 고추장 양념 옷을 골고루 입힌 더덕구이는 따듯하게 먹을 수 있게 철판에 담아 나왔어요. 더덕요리 한번 해 먹으려면 일일이 까야하고 두들겨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집에서 잘 안 해 먹게 되는데 비싼 더덕을 양껏 주셨어요. 미리 나온 음식들을 먼저 먹다 보니 배부르다며 가족들은 더덕구이를 많이 먹지 못해서 더덕구이는 거진 제 몫이 되었답니다. 제가 이날 1년 먹을 더덕을 하루 만에 다 먹고 온 거 같아요. 적당히 매콤한 양념 더덕구이가 밥도둑이었더라고요.^^

얼마 전부터 먹고 싶었던 파전을 드디어 먹고 왔어요. 파와 오징어를 넣어 기름에 바싹하게 부쳐낸 파전은 맛이 없을 수가 없죠. 바싹하게 부쳐내서 더욱 고소했던 파전은 함께 나온 양념장에 콕 찍어 먹으면 맛이 두배 가 돼요.

간이 쌘 걸 좋아하지 않은 저에게는 제육볶음 역시 제 스타일이었어요. 함께 간 가족들은 제육볶음 하면 떠오르는 매콤 달콤한 양념의 자박한 제육볶음이 아니라 의아했지만, 살코기 여도 퍽퍽하지 않고 부드러워서 고기 밑에 깔려있는 양파와 함께 먹으면 양파의 달달함과 부드러운 고기가 제 입에는 너무 잘 맞았어요. 제 생일 할까 봐요.^^

제일 손이 안 갔던 묵무침이에요. 산에 있는 음식점을 가면 꼭 사 먹을 만큼 좋아하는 묵무침인데 이날만 그런 것인지 항상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날은 묵 이 흐물흐물해서 아쉬 웠어요. 

대체적으로 너무 만족했던 식사였어요. 생일도 아니었는데 생일상 받은 기분을 느끼게 해 준 계룡산 산 두부집!!  집에 두고 온 근심 덩어리가 생각나더라고요. 다음에 또 동학사를 오게 되면 그때는 근심 덩어리 하지 말고 짐덩어리 여도 함께 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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